한민족의 소도 문화 7

소도의 변천사 (4)

 

삼신을 수호하는 삼시랑三侍郞, 국자랑國子郞 혹은 천지화랑天指花郞

 

소도의 주체는 ‘낭가郞家’이다. 여기에서 ‘랑郞’이라 함은 “삼신을 수호하는 관료[朗者卽三神護守之官也]”라는 뜻이다. 이로부터 낭가는 국가의 최고 통치자인 천황으로부터 직접 인정을 받은 사람이 삼신을 모시고, 그 도道를 구현하는 집단이라 볼 수 있다.

낭가문화의 기원은 ‘삼랑三郎’ 혹은 ‘삼시랑三侍郞’에서 비롯한다. “삼신을 수호하여 인명을 다스리는 자를 삼시랑이라고 하는데, 본래는 삼신을 시종하는 랑이다. 삼랑은 본래 배달신인데, 역시 삼신을 수호하는 관직을 세습했다. 『고려팔관잡기』에서 또 말하기를 ‘삼랑은 배달신이다’라고 했다. 종자를 심어서 재물과 이익을 주관하는 자를 업이라 하고, 교화를 베풀어 위엄과 복을 주관하는 자를 랑이라 하고, 백성을 모아 삼신의 공덕을 기원함을 주관하는 자를 백이라 하니, 곧 옛날에 출발한 신도이다[護守三神 以理人命者 爲三侍郞 本三神侍從之郞. 三郎本倍達臣 亦世襲三神護守之官也. 高麗八觀雜記 亦曰 ‘三郎 倍達臣也’. 主稼種財利者 爲業, 主敎化威福者 爲郞, 主取衆願功者 爲伯 卽古發神道也]”(「神市本紀」).

삼신을 수호하여 인명人命을 다스리는 ‘삼시랑’은 옛날의 신도神道에서는 무엇으로 정의되었을까? 이와 관련하여 배달국의 환웅천황은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의 직책을 말한다. 이들의 직책을 주관하는 자는 바로 ‘삼시랑’이다. 삼시랑의 문화가 단군조선으로 그 맥이 전수되어 낭가문화로 자리매김 된 것이다.

‘풍백’은 삼신일체의 도道를 깨달아 제정하고,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여 지키는 일을 주관하는 관직이다. 그러기 위해서 풍백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삼신의 광명에 통하고[성통광명性通光明], 생명줄을 잘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곡식을 잘 관리해야 한다. ‘우사’는 삼신일체의 법도로써 인간을 교화敎化하는 일을 주관하는 관직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사는 그 가르침의 법도에 따라 잘 다스려지도록[재세이화在世理化]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상벌賞罰과 근면함을 관리해야 한다. ‘운사’는 삼신의 공덕을 기원하고, 모두가 화평을 이루어 잘 살도록 주관하는 관직이다. 그러기 위해서 운사는 삼신일체의 도가 널리 펼쳐서 모두가 유익하도록[홍도익중弘道益衆] 하고, 이를 위해 백성들을 모아 삼신의 공덕을 칭송할 수 있도록 주관하는 관직이다.

『태백일사』 「삼한관경본기」에 의거하면, 배달국의 환웅천황이 천제를 지낼 때, 풍백, 우사, 운사의 직책을 상징하는 거울[鏡], 북[鼓], 검劍이 등장한다. “세상에 이런 말이 전해온다. 환웅천왕이 이곳에 순행하여 머물면서 사냥하여 천제를 지낼 때, 풍백은 거울에 천부경을 새겨 진상하고, 우사는 북소리에 맞추어 둥글게 춤을 추고, 운사는 검으로 무장한 백명의 군사로 시립하여 제단을 호위한다[世傳桓雄天王 巡駐於此 佃獵以祭 風伯 天符刻鏡而進 雨師 迎鼓環舞 雲師 佰劍陛衛]”.

여기에서 풍백이 「천부경」을 새긴 거울을 천황께 진상한 까닭은 삼신의 법도를 깨달아 성통광명性通光明이 실현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우사가 북소리에 맞추어 둥글게 춤을 추는 영고迎鼓는 교화을 통해 재세이화在世理化가 잘 실현되어 백성들이 화합하고 있음을 현시顯示하고, 운사가 검으로 무장한 백명이 제단을 지키면서 시립侍立하는 상황은 국인國人 모두가 삼신의 공덕으로 태평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세상이 되었음을 상징하고 있다.

옛 신도에서 풍백, 우사, 운사의 관직에 종사하는 삼시랑은 ‘업주業主’, ‘랑주郞主’, ‘백伯’으로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

풍백에 대응하는 ‘업주’는 생명을 내려주는 삼신을 지키고 농사에 필요한 곡물을 보호하는 것을 업으로 삼기 때문에 ‘업신業神’이라고도 한다. 제2세 부루단군에서 유래한 ‘업주가리業主嘉利’는 이를 말해주고 있다. “나라 백성들이 제사를 지낼 때, 집안에 좋은 자리를 골라 제단을 설치하고, 단지에 곡식을 담아 제단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을 부루단지라 하는데, 업신으로 삼았다. 업신은 전계라고도 하는데, 온전한 사람이 되는 계율을 받음으로써 업주가리가 된다. 이루고자 하는 업과 사람이 완전히 함께 함이 마땅하다[國人 設祭 家內 擇地設壇 而土器 盛禾穀 置壇上 稱爲扶婁壇地. 是爲業神 又稱佺戒 以全人受戒 爲業主嘉利 人與業 俱全之義也]”(『단군세기』)

업신은 전계佺戒라고도 한다. 이는 선인仙人이 되기 위해 온전한 사람이 지키는 계율로서 업주가리가 됨을 뜻한다. 여기에서 ‘전佺’은 ‘종倧’과 다르다. ‘전’은 도를 닦는 선인仙人을 말하고, ‘종’은 신과 같이 숭고한 사람으로 신인神人을 가리킨다. “삼신은 능히 만물을 이끌어 내어 각기 타고난 성품을 온전하게 하므로, 백성 모두가 삼신의 오묘함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왕은 덕과 의로움으로 능히 세상을 다스려 각자 생명을 편안하게 하므로, 모두가 왕이 베푸는 것을 복종하여 따르는 것이다. 신인으로 종倧은 나라에서 선발하고, 선인으로 전佺은 백성이 천거한다. 이들은 모두 7일 동안 한 번씩 삼신에게 나아가 맹세를 다짐한다. 세 고을에서 뽑은 자는 전이 되고 구환에서 뽑은 자는 종이 된다[神者 能引出萬物 各全其性 神之所玅 民皆依恃也. 王者 能德義理世 各安其命 王之所宣 民皆承服也. 倧者 民之所擧也 皆七日爲回 就三神執盟 三忽爲佺 九桓爲倧]”(『단군세기』).

우사에 대응하는 ‘랑주’는 교화敎化의 일을 담당한다. 『단군세기』의 기록에 의거하면, “사람을 위력으로 억압하고 복덕을 베풀어 달래기도 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가르치고 이끌어 나아가게 하는 자는 랑주가 된다[敎化威福者爲郞主]”. 천황은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강론하지만, 랑주가 가르치는 교훈은 환국시대부터 전해오는 ‘오훈五訓’이 근간이 되고 있다. ‘오훈’은 ‘매사에 성실과 믿음으로 행하여 남을 속이지 않는 성실불위誠信不僞, 공경과 근면으로 게으르지 않는 경근불태敬勤不怠, 효도하고 순종하여 거역하지 않는 효순불위孝順不違, 청렴하고 의로움이 있어 음란하지 않는 염의불음廉義不淫, 겸손하고 화합하여 다투지 않는 겸화불투廉和不鬪’의 가르침이다.

‘백’은 사람을 많이 모아 삼신의 공덕을 널리 전파하고, 탁월한 공적功績이나 공업功業을 이루도록 관리하는 자이다. 이들은 국인國人이 모두 한 마음으로 삼신의 공덕을 찬양하면서 유익하고 복된 삶을 도모圖謀하도록 솔선수범한다. 초기에 운사는 무장하여 삼신을 수호하였지만, 이에 대응하는 백은 나중에 국가와 국인을 수호하고 보호하는 무리들로 변전된다.

전통적인 삼시랑은 단군조선에 이르러 ‘국자랑國子郞’으로 자리를 잡는다. 11세 도해단군 때에 “국자랑을 가르치는 스승은 유위자인데, 그는 헌책하여 말했다. ‘오직 우리 배달은 실로 환웅천황의 신시개천 이래 무리를 모아 전佺으로써 계戒를 세워 교화하였다. 천부경과 삼일신고는 윗사람에게 조술되고,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다니는 풍속은 아랫사람들이 즐겁게 본받았다. 이에 백성들은 범법자가 없이 모두 잘 다스려졌고, 들에는 도적이 없이 저절로 평안했다[國子師傅有爲子 獻策曰 惟我神市 實自桓雄 開天納衆 以佺設戒而化之 天經神誥 詔述於上 衣冠帶劍 樂効於下 民無犯而同治 野無盜而自安](『단군세기』)

국자랑은 ‘천지화랑’이라고 한다. 그 까닭은 13세 흘달단군屹達檀君 때 소도를 많이 설치하고 ‘천지화天指花’를 심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흘달단군은 “재위 이십년 무술년에 많은 소도를 설치하고 천지화를 심었다. 아직 혼인하지 않는 소년들에게 독서와 활쏘기를 익히게 하고, 이를 국자랑이라 호칭했다. 국자랑이 밖에 다닐 때에는 머리에 천지화를 꽂았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천지화랑이라 불렀다[戊戌二十年 多設蘇塗 植天指花 使未婚子弟 讀書習射 號爲國子郞. 國子郞 出行 頭揷天指花 故 時人 稱爲天指花郞](『단군세기』)

천지화랑은 사실 배달국 시대에 나온 ‘원화源花’에 기원을 두고 있다. “원화는 여랑을 지칭하는데, 남자는 화랑 또는 천왕랑天王郞이라고 했다. 임금으로부터 까마귀 깃털이 달린 모자를 하사받아서 관례를 치르는데, 그 갓을 쓰고 예식을 거행했다. 이 때 큰 나무를 봉하여 환웅신상으로 삼아 그것에 배례를 올렸다. 이러한 신수를 세속에서 웅상이라고 불렀는데, 상이란 ‘항상 임재하여 계신다’는 뜻이다[源花 稱女郞 男 曰花郞. 自上命賜烏羽冠 加冠 有儀注. 時 封大樹 爲桓雄神像而拜之 神樹 俗謂之雄常 常爲常在也](『삼신오제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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