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 관계 3

 9. 맺음말   다음으로, 본 논의와 관련된 주요 내용 몇 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스라엘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구를 이란에 제기하고 있다:   – 핵 프로그램 중단  – 저항 세력 지원 철회   – 반시오니즘 담론 포기  그러나 이란 역시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있으며, 이 질문들은 역사적·안보적·도덕적·전략적 우려에서 비롯된 정당한 의문으로 간주된다.   – 왜 내가 비핵화해야 하는가? 그런데 너는 핵무기를 계속 보유해도 괜찮     은가?     이란은 지속적으로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이라 주장하며, 국제원자     력기구의 감시 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반면, 이스라엘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았고, 수십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감시를 받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핵 활동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핵     무기 보유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따라서 이란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스라엘이 핵무장을 유지하는 한, 우리에게 비핵화를 요구할 정당성이     없다.”     – 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면 안 되는가?    이란은 자국 헌법에 따라, 전 세계 억압받는 자들에 대한 방어를 종교적·    도덕적 의무로 간주한다. 팔레스타인 문제, 특히 동예루살렘 점령과 가자    지구의 참상이후, 팔레스타인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게 국제적 불의의     상징이 되었다.    이란의 관점: –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등 단체에 대한 지원은 타국 내정 간섭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지지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에 대해 이란은 다음과 같이 응답한다:“나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유를 지지한다. 당신들(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한다면, 이와 같은 지원의 필요성도 줄어들 것이다.”  – 왜 이스라엘은 이란을 군사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가? […]

이란과 이스라엘 관계 1

협력 시기부터 군사적 대립까지 : 배경, 갈등, 그리고 미래 시나리오 1. 서론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중동에서 가장 복잡하고 긴장감이 높은 관계 중 하나로 간주된다. 이 두 나라의 관계는 이스라엘 건국 초기 수십 년 동안 정치적‧안보적 협력의 성격을 띠었으나,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급격히 변화하여 이데올로기적, 안보적, 군사적인 대립으로 전환되었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를 반대하는 핵심적 지역 행위자로서 지속적으로 직접적‧간접적 갈등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관계가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이유는, 이 두 국가 간의 어떤 직접적인 군사 충돌도 중동 지역과 세계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주요 강대국의 개입, 그리고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 같은 대리 세력의 역할은 이 경쟁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보전, 사이버전, 표적 암살, 이란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상호 위협 등은 양국 관계의 극도의 복잡성과 민감성을 드러낸다.      이 보고서의 주요 목적은 이란과 이스라엘 관계의 역사적 흐름과 분석을 통해, 협력 시기부터 적대적 시기로의 전환 과정을 살펴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이데올로기적‧전략적 대립의 뿌리, 지역 및 국제 강대국의 역할, 향후 지속 적 전쟁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이 보고서의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이 제기된다.          ①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 누구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의 역사적 갈등 구조, 현재의 군사적·외교적 긴장 수준, 그리고 지역 및 국제 정치의 역학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핵 문제, 시리아 내전 개입,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연계 등의 요소는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면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동시에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과 상호 억제 전략 또한 일정 부분 갈등을 통제하고 있는 점을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모든 관련 내용을본 보고서에 담지는 못했으나, 이란과 이스라엘의 현 상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2. 이스라엘 건국의 역사적 배경   2.1. 건국의 역사적·종교적 배경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 국가를 세우려는 사상은 유대교의 종교적 가르침과 ‘약속의 땅’으로의 귀환에 대한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근대적이고 조직적인 실현을 위한 첫 시도는 19세기 정치적 시오니즘 운동을 통해 시작되었다. 19세기 말, 유대인 언론인이자 사상가였던 테오도르 헤르츨은 『유대국가』라는 책을 출간하고, 1897년 스위스 바젤에서 제1차 시오니스트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이 운동의 사상적‧정치적 토대를 확립했다. 시오니즘은 유대인을 하나의 독립된 민족으로 보고, 그들에게 독립 국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역사적‧종교적‧문화적 연관성이 깊은 팔레스타인이 그 최적의 장소라 보았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특히 유럽 내 반유대주의 확산과 홀로코스트 발생 이후 대규모 유대인 이주가 이뤄졌고, 이는 이스라엘 건국을 위한 인구적‧사회적 기반을 형성했다.  2.2. 식민주의와 열강의 역할  서구 제국주의 열강, 특히 영국은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17년 발표된 ‘밸푸어 선언’은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국가 설립을 영국 정부가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시오니즘 목표 실현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선언이 발표될 당시, 팔레스타인은 여전히 오스만 제국의 지배하에 있었고,인구의 대다수는 아랍계 무슬림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오스만 제국의 붕괴 이후, 팔레스타인은 영국의 위임통치령이 되었고, 영국은 유대인 이민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다.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을 아랍 국가와 유대 국가로 분할하는 계획을 승인했지만, 아랍 국가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를 반대했다. 마침내 1948년 5월 14일, 유대계 이민자 지도자였던 다비드 벤구리온은 이스라엘의 독립을 선언했다. 이에 대응하여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레바논 등의 아랍 연합군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공격했으나 패배했고, 이 전쟁은 ‘제1차 중동전쟁’ 또는 ‘제1차 아랍-이스라엘전쟁’으로 불리며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발생시켰고, 이후로도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2.3. 이슬람 및 아랍 국가들의 반응  이스라엘의 건국 선언은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의 강력하고 일관된 반발을 불러왔다. 많은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건국을 ‘신식민주의’ 또는 ‘이슬람 영토의 점령’으로 인식했다. 초기부터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 팔레스타인의 무장 단체들, 아랍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파괴를 주장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과 반복적으로 전쟁을 벌였고(1948, 1956, 1967, 1973), 이러한 전쟁은 이스라엘과 이슬람 세계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와 요르단은 이후 평화 협상에 나서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체결했으며, 하지만 대다수 이슬람 국가들은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4. 팔라비 왕조(1‧2대)의 이란 입장  레자 샤 팔라비 시기 이란의 외교정책은 주로 국내 문제와 서방 및 러시아 간 세력 균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스라엘 건국은 이란 외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함마드 레자 팔라비 시기에는 외교정책이 서방, 특히 영국과 미국의 노선을 따르게 되었고, 1950년 이란은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한 이슬람 국가가 되었다. 이란은 텔아비브에 공식 대사관을 두진 않았지만, 대표부를 통해 외교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석유 수출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 경제 협력과 1960년대 사바크(이란 정보기관)와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 간의 정보 협력은 양국 간 전략적 밀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 시기 이란은 아랍-이스라엘 갈등과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일정 거리를 두었으며, 서방과의 외교적 협조를 통해 중동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 했다. 이러한 노선은 서방의 환영을 받았지만, 아랍 세계와 이슬람 세계 여론에서는 비판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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