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원주민은 고대 한국인의 후손(2)

러시아의 투바 공화국, 부랴티아 공화국, 사하 공화국에 사는 시베리아 원주민은 고대 한국인의 후손 (2)

 

3. ‘속말말갈’ 발해 왕가에서 나온 몽골 씨족명과 같은 사하(Sakha) 공화국의 에벤키(Evenki) 씨족명

이제 몽골리아 북부의 시베리아 ‘탄누 우량하이’ 투바를 지나 더 북동으로 여행해보자. 그러면 동북쪽으로는 우선 부랴티아에 이르고 더 동으로 향해 가면 ‘다구리아(다우리아)’가 이어진다. ‘다구르인들의 땅’이라는 말이다. 이 땅의 옛 이름은 가까운 청대에는 ‘다후르’, 좀 더 이전에는 ‘달막루’, 더 이전의 말로는 ‘두막루豆莫婁’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이 하나 있다. 오늘날 ‘두막루豆莫婁’로 읽는 이 지방의 이름의 옛소리는 ‘뒤부루’이다. 그런데 《북사北史》 사이전四夷傳 중 두막루조에 따르면 이는 ‘북부여北扶餘’이다. 그렇다면 광개토대왕비문이 기록한 바로 그 고구려 태조 주몽의 고향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두막루豆莫婁’라는 지명을 자세히 보면 이 말은 사실은 ‘북부여北扶餘’라는 말과 같은 말인 것을 알 수 있다. 왜일까? ‘두豆’의 소리는 ‘뒤’이고 ‘막루’의 옛소리가 ‘부루’이므로 ‘두막루’는 곧 ‘뒤부루’이다. 또 우리말의 ‘뒤後’는 한문에서는 ‘북北’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뒤부루’는 곧 ‘뒤(北)-부루’, 곧 ‘북부여北扶餘’의 순수한 고구려어 형태이다. 고구려어 소리를 한자를 이용하여 이두문으로 적은 국명이다.

이 때문에 《북사》 두막루전은 “두막루국은 물길로부터 북으로 천리에 있는데, 옛 북부여이다 豆莫婁國,在勿吉北千里,舊北夫餘也”고 하여 그 위치가 고구려 영토의 일부인 물길(勿吉) 다음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 군장은 모두 [부여의 6加와 같이] 모두 여섯 가지 짐승의 이름으로 관직을 삼았고 君長皆六畜名官”, “옷은 고려(고구려)와 비슷하게 만들었고, 모자가 크다 衣制類高麗而帽大”고 하면서, 특히 “어떤 이는 [고구려의 백성 종족 명칭과 같은] 예맥의 땅이라고 부른다或言濊貊之地”고 한 것이다!

지금부터 2100년 전의 국명 ‘북부여北扶餘’의 부여어 이두식 국명 ‘뒷부루豆莫婁’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두막루에서 달막루, 대막루, 다우르를 거쳐 다후르, 다우리야(러시아어)로 소리가 바뀌어 온 것이다.

이 지방으로부터 더욱 동으로는 고구려의 다른 말인 ‘무구리’를 한자를 빌어 이두식으로 적은 지명 ‘보코리倍阿里’가 있다. 고구려-발해 시대에는 흑수말갈로 불렸지만 오늘날에는 하바롭스크 주로 불린다. 그 지방의 동쪽에는 ‘타타르 해협’, 곧 ‘오호츠크 해’를 지나 사할린섬이 나온다.

한편 탄누 우량하이 투바를 지나 부랴티아 동북으로는 올라가면 오늘날 ‘사하Sakha 공화국’으로 불리는 ‘야쿠티야’가 나온다. 이 지역에는 크게 보아 네 종족이 살고 있다. 나중에 온 러시아인들을 뺀 고대 원주민으로는 3개 민족이다. 이 3개 민족 중 하나는 사하인들Sakhalar이고 둘째는 비교적 소수로 토착인 인구의 1%에 못 미치는 퉁구스족인 에벤키Evenki이고 셋째는 보통 몽골계로 부르는 부랴트인Buryat들이다. 토착인구는 오늘날 약 50만이다.

 

1) 에벤키화한 몽골계 사하인들

이 사하인들의 종족들의 기원에 관해 2020년 <학문적 계승의 맥락에서 본 북아시아의 민족과 문화>라는 글에서 투골루코프Tugolukov가 한 말을 빌려보자.

“연구자들은 오래 전부터 일부 에벤키 씨족명이 몽골 씨족명과 유사하다는 것에 눈길을 돌렸다. 에벤노-에벤키Eveno-Evenki 민족 이름이 아르가나 쿤의 전설적인 조상 고향에서 나온 다르라킨이라는 원래의 몽골 부족의 이름과 유사한 것이다. 이들은 키야트, 유귤리트, 하타긴, 바야우트, 잘라이르 및 몽골l 씨족이다.” “그런데 야쿠티야의 욜로기르, 바약, 코에트, 유귤리트 및 몽골은 문화적으로 가장 후진적인 ‘보행자步行者’〔기마족속이 아니라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뜻함-편집자〕 에벤키 씨족이며, 이는 그들이 야쿠티아 영토에 도착한 때가 고대임을 나타낸다.”

이처럼 투골루코프가 지적했듯이, 일부 에벤키족 중에서 ‘몽골’ 씨족이 보인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고, 그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단, 아쉽게도 그는 그 이상의 역사적 사실은 밝히지 못했다.

그런데, 이 사실의 내용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라시드 웃딘의 《역사모음》에 나오고 또 오늘날 몽골과 튀르키예 학자들이 ‘일반 몽골의 선조’라고 부르는 ‘다르라킨Darlekin 몽골’이 오늘날의 야쿠트 에벤키인들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앞서 보았듯이, ‘다르라킨 몽골’은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그런 ‘몽골’이 아니라, 애초에는 원래 발해 고왕 대조영의 맏손자 ‘도리행’의 후손 씨족 지파이다.

러시아 학자 투골루코프가 발견한 사실 뒤에는 그것을 뛰어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다시 말해 고대 코리안들인 고구려-말골(靺鞨) 출신의 발해 왕가의 지파가 이끄는 종족들이 야쿠티아로 이주하여 몽골-에벤키화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투골루코프가 지목한 그 ‘다르라킨 몽골’의 씨족명을 가진 에벤-에벤키 씨족들은 먼저 926년 발해가 거란에 망하자, 이 때문에 거란화契丹化, 곧 오늘날의 말로는 ‘몽골화’를 거친 것이다. 그들은 나중에 다시 퉁구스화하는 2단계의 종족적 변화를 거쳤다. 그들은 애초의 옛 발해왕가 지파와 발해유민들의 후손인 것이다.

 

2) 우리말 ‘오랑캐’의 말뿌리가 된 ‘오롱키Oronki’

오늘날 저 멀리 북쪽에서 살며 에벤-에벤키라고 불리는 퉁구스인들은 고대 한민족과 깊은 형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인구 수는 크지 않지만 순록을 몰고 시베리아의 넓디 넓은 땅에서 순룩 유목을 하던 민족이다. 그들은 우리나라 북한, 함경도에 이르는 지역에서까지 살면서 그 주된 인구는 ‘오롱키Oronki’와 ‘우량하이’, 그리고 다구르족과 함께 주로 남으로는 만주 북부에서 북으로는 내몽골, 부랴티아에 걸쳐 살면서 청나라 시대까지 스스로를 “솔론Solon”이라고 하였다. 퉁구스어로 ‘에벤’이나 ‘오롱키’의 ‘오롱Oron’은 모두 ‘사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키ki’는 ‘사람’이라는 말인데, 이는 곧 에벤키나 오롱키가 모두 ‘사슴치기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특히 오롱키는 우리말의 ‘야만인’을 뜻하는 ‘오랑캐’의 말뿌리가 되었다.

 

3) 고조선, 숙신, 고구려 이전부터 한민족과 살아온 에벤키-오롱키인들

그런데, 이들이 스스로를 집합적으로 부르는 부락명 “솔론”은 흥미롭게도 “조선(朝鮮)”과 같은 뜻이다. 원래 퉁구스어의 ‘솔Sol’은 ‘위上’이라는 뜻이고, ‘론lon’은 ‘땅地’을 뜻하는 퉁구스어와 고대 한국어 ‘라la/na’에서 온 말이다. ‘솔라Sola’는 곧 ‘상국上國, 웃나라’라는 말이다.

조선의 유민이 남의 한韓 지방으로 도망가서 신라新羅의 전신인 ‘사로국斯盧國’을 세웠는데, 그 ‘사로‘도 퉁구스어로 ‘조선’을 가리키는 ‘솔라Sola’를 한자로 쓴 국명이다. 중세 몽골어로는 솔고, 여진 말로는 소과(素戈), 만주어로는 솔고, 현대몽골어로는 솔롱고스다.

그런데 동명왕이 떠나온 북부여의 다른 이름인 ‘솔라이국(색리국索離國)’이 있다. 이는 퉁구스어로 ‘높은 웃나라上國’라는 말이다. 이 솔라이국은 에벤키 족과 오롱키 족이 ‘조선-고려-한국’을 그들 족칭 ‘솔론Solon’과 거의 같은 ‘솔곤Solgon’이라고 부르는 것과도 통한다.

또 《에벤키족 간사簡史》등에서 자기 민족의 역사를 서술할 때 선조들의 전설을 인용하며 자신의 선조들이 백두산에서 옮겨갔다고 한다. 이 사실은 이들이 이미 고조선-숙신 시대, 적어도 주몽이 세운 고구려 때부터 한민족과 함께 산 민족임을 뜻한다.

이제 다시 투골루코프 이야기로 가서 에벤키 씨족과 그가 ‘몽골’ 씨족이라고 말하는 씨족들 중 같은 것들을 보자.

에벤키의 ‘코에트’ 씨와 같은 성씨라고 보는 몽골 씨족 ‘키야트’는 발해 왕가의 성씨인 ‘걸乞, 大’씨와 같다. 발해 시대 ‘걸乞(大)’이라는 한자는 남방 송인의 발음으로 ‘키야트’였다. 몽골 ‘카타긴’도 역시 이 ‘걸’ 씨의 지파인데, 《몽골비사》에 따르면, ‘키야트’ 씨에서 좀 더 나중에 갈라져 나온 지파이고, 에벤키 씨족으로는 ‘카티긴’ 씨족이다. 다음 ‘바야우트’는 고구려-백제-후고구려의 왕성인 ‘고씨-걸씨’의 다른 말인 관향 성씨 ‘부여씨’가 몽골어화한 씨족이다. ‘부여씨’의 옛소리는 ‘부여티’이고 이것이 부랴트-몽골화되어 ‘바야티’와 투르크어식 ‘바야트’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는 투골루코프에 따르면, 에벤키 씨족 ‘바약’이다.

몽골 ‘바야우트’ 씨는 《몽골비사》에서 칭기스 칸의 10대 여조모인 알란 코와의 둘째 남편과 그 아버지의 성씨로 나온다. 그는 (후)고구려-마진을 세운 궁예(~918년)의 4세손으로 나오는 사실로 보아 1000년대 인물이다.

셋째 몽골성씨 ‘잘라이르’는 라시드 웃딘의 《역사모음》에 따르면, 칭기스 칸의 6대 선조인 카이두 칸海都可汗 시대에는 대략 35만에 이르는 매우 큰 부족이었다. 부랴트 역사서 《황금지팡이Altan Gadahan》에 기록된 전승을 《삼국사기》>, 《요사》, 《금사》, 《고려사》의 기록을 통해 풀어 보면, 카이두 칸은 ‘잘라이르押剌伊而’ 부족한테 7명의 형제를 살해당하는 처참한 재난에 빠졌다. 이 때 카이두 칸의 7촌 아저씨 나친納真이 그 소식을 듣고 달려와 구해내어 내고는 함께 바이칼 호 동편 오늘날 부랴티아의 바르구진 투쿰八剌忽怯谷으로 이주했다. 말갈 말로 ‘발해진 대군’이 바로 몽골어화 한 지명인 바르구진 투쿰, 곧 오늘날 부랴티아의 ‘울란 우데(Ulaan Ude, 붉은 문)’이다.

이 사실로 보아 그들은 1050년경 북으로 이주하여 부랴티아와 야쿠티아로 간 것이다. 투골루코프에 따르면 이 ‘잘라이르’는 에벤키 성씨로는 ‘욜로기르’이다. 이 ‘잘라이르’는 대조영의 손자 도리행의 후손 가문인 ‘다르라킨 몽골(도리행 말갈)’의 ‘야래耶懶(함경도 함흥)’ 지방 본관의 한 지파이다. 그들도 발해인들이다.

또 넷째로 에벤키의 ‘몽골’ 씨족은 몽골의 ‘몽골’씨이다. ‘몽골’은 발해말로 ‘말 키우는 고을’을 뜻하는 ‘몰골’, 곧 ‘말갈’에서 나온 말이고, 동시에 발해 왕가의 관향성씨이고, 나중에는 칭기스 칸의 부족 이름이 된 관향성씨이다. 그러므로 에벤키의 ‘몽골’ 씨 역시 발해 왕가의 후손이다. 다만 몽골의 한 성씨 ‘유굴레트’가 에벤키의 ‘우굴랴트’와 같다고 하더라도 이 씨족은 다른 발해-몽골 씨족과 대응이 안 된다.

그 밖에 또 하나 ‘코리’라는 중요한 성씨가 있다. 어떤 러시아 학자들은 몽골의 ‘코르’, ‘코리’, ‘코루스’, ‘호리’라고도 불리는 이 종족을 대실위Dashiwei, 선비鮮卑 또는 오환Wuhan에서 나왔다고 완전히 잘못 추정한다. 그들은 몽골사나 선비-키탄(거란) 역사는 알지만, 고대 한민족의 역사에는 무지한 탓에 이런 잘못된 풀이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종족은 사실은 칭기스 칸의 10대 여선조 알란 코와의 아버지 ‘코리 메르겐’의 11명의 아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스스로를 부른 종족칭이다. 바로 ‘코리-부랴트’, 달리 ‘코리-투마드’로 이들은 오늘날 주로 부랴티아의 바이칼 호 동서에 갈려 산다.

이 ‘코리-부랴트’ 종족 역시 발해 반안군왕 대야발의 아들 일하(壹夏, 몽골명 ‘일 칸’)의 아들 ‘간(澗, 몽골명 ‘키얀’)’의 손자 ‘금행(金幸)의 셋째아들 보활리(무쿠리)의 계보를 있는 가문이다. 금행은 몽골명으로 ‘알탄 칸’ 즉 황금왕인데 고려 태조 왕건의 할머니 용녀龍女의 아버지였다. 역시 사하 에벤키인들 중 일부 씨족이 발해 왕가의 속민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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