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함께하는 문화여행 (2) ‘고맙다’

고맙다 신을 대하듯 당신을 공경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군가에게 ‘고마워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넨다. 식당에서 물을 건네받을 때, 누군가 문을 잡아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말을 내뱉는다. 그러나 너무나 익숙해서일까. 때로는 이 말이 지닌 무게를 잊은 채 습관적인 예의로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는 것은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아채는 순간이다. 나의 하루가 타인의 손길과 작은 배려로 인해 지탱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고맙다’라는 말을 입에 올리게 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심코 쓰는 이 말 속에는 과연 어떤 역사가 숨 쉬고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한국인의 따뜻한 인사말 가운데 하나인 ‘고맙다’의 뿌리를 찾아 떠나보려고 한다. 어원 속에 숨겨진 비밀부터, 한자어 ‘감사하다’와의 미묘한 차이, 그리고 세계 여러 언어 속에 깃든 감사의 철학까지. 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짧은 인사 한마디가 사실은 삶의 품격을 높이는 가장 아름다운 의식임을 다시금 마주하게 될 것이다.

 

 

  1. ‘고맙다’의 뿌리 — 신을 대하듯 상대를 존귀하게 여기다

‘고맙다’는 본래 ‘고마’라는 어근에 접미사 ‘-ㅂ다’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어근 ‘고마’의 본래 의미다. 15세기 문헌을 살펴보면 ‘고마’는 단순한 친절이나 도움 이상으로 높이 받들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진 말이었다.

《석보상절釋譜詳節》 6장에는 “서로 고마워하여 들어와 설법하시니”라는 기록이 나오는데, 후대 연구에서는 ‘고마워하다’를 ‘공경하다·존귀하게 여기다’로 풀이했다.

《소학언해小學諺解》에서도 “고마운 바를 보고 공경하여(見所尊者)”라고 하여, ‘고마’가 존귀한 대상을 향한 공경의 태도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즉, ‘고마는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 아니라, 상대의 존재를 높이 받드는 경외의 감정을 나타내는 고유한 한국어 표현이었다.

더 나아가, 언어학자들은 고마가 신()이나 신령을 뜻하는 고대어 //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들 단어는 한국 북부·만주·동북아시아 문화권에서 신령적 존재를 나타내는 말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신령한 존재를 ‘곰할매’, ‘곰신’, ‘가망·가물’ 등으로 부른 사례가 있으며, 둘째, 만주·퉁구스계 언어에서 곰을 신적 존재로 지칭하는 어휘로 보았고, 셋째, 북방 지역에서 곰 토템으로 곰은 신처럼 수호신·수호령으로 여겨진 제의 전통이 있다. 일본어에서 신을 뜻하는 ‘가미(神, kami)’가 모두 이들과 같은 어원을 공유한다. 이러한 언어적 흔적은 ‘고마’가 단순한 동물 이름이 아니라, 귀하고 신령한 존재를 뜻하는 고대 한국인의 관념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지명은 오랜 문화의 흔적을 보존한다. ‘고마’ 역시 한국 곳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공주 지역의 옛 이름인 고마나루(한자로 ‘웅진熊津’)는 지역 전승에서 ‘고마(곰)’이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음을 말해준다. 또한, 충청·전라 지역의 ‘고마평’, ‘고마산’, ‘곰바위’ 등은 신령한 존재를 모신 바위·산과 관련된 지명으로 전한다. 이 지명들은 한국인에게 ‘곰/고마’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마을을 지키는 존재, 신령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문화적 배경을 보여주는 자료다.

앞서 살펴본 의미들을 바탕으로, ‘고마’의 본래 의미를 다시 정리해 보자. “높이 받들어 공경한다, 귀하게 여긴다, 신령한 존재에게 느끼는 황송한 마음”이다. 따라서 ‘고맙다’는 단순히 “고마움을 느끼다”가 아니라, “당신을 신처럼 귀하게 여기며 깊이 공경합니다”라는 뜻을 품고 있었다. 이는 오늘날의 “Thanks”나 “고마워요”보다 훨씬 깊고 장중한 정서다. 감사 표현이 아니라 경배(敬拜)의 심정에 가까운 표현이었던 셈이다.

이 말이 현대적 의미의 “감사하다”로 확립된 것은 대체로 조선 후기부터다.

《한중록閑中錄》에는 “고마워 하시도록 말을 음흉히 하니”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고마워하다’가 이미 ‘감사하다’의 의미로 확장되어 쓰였음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고맙다’는 ‘신적 존재를 향한 공경’에서 출발하여 ‘귀한 존재의 은혜’를 의미했다가 ‘감사의 감정’이라는 의미 확장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감사 표현으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감사하다’와의 동행 — 두 언어의 공존과 조화

한국어에는 감사 표현의 쌍두마차인 ‘고맙다’와 ‘감사(感謝)하다’가 공존한다. 두 말은 비슷하게 쓰이지만, 그 맛과 결은 사뭇 다르다.

‘감사하다’에서 ‘감사’는 한자어다. ‘느낄 감(感)’에 ‘사례할 사(謝)’를 쓴다. 즉 ‘고마움을 느끼고 사례를 표한다’라는 뜻으로, 감정을 자각하고 예의를 갖춰 보답한다는 논리적인 구조를 갖는다. 이 말은 조선왕조실록 태조 4년(1395년 7월 10일)에 처음 등장하는데, 주로 공적인 문서나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 사용되어 왔다.

16세기 문헌부터 ‘감샤하다’라는 형태로 쓰였던 이 말은, 한자 문화권 전체에서 사용되는 보편적 표현이다. 일각에서는 ‘감사’가 일본어 잔재라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중국 고전이나 조선왕조실록의 수많은 용례를 볼 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반면 ‘고맙다’는 순수 고유어다. 한자어 ‘감사하다’가 관계의 예의와 격식을 정돈하는 ‘사회적 언어’라면, ‘고맙다’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울림을 전하는 ‘정서적 언어’에 가깝다.

‘고맙다’는 형용사로,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고 감동적인 상태’를 묘사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는 네가 참 고맙다’라고 감정을 토로할 수는 있어도, 상대방에게 명령할 수는 없다. 감정은 강요할 수 없는 내면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동사 “고마워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와 달리, ‘감사하다’는 형용사로도 쓰이지만 ‘감사를 드린다’, ‘감사할 줄 알아라’처럼 행위성을 띠는 동사로도 활용된다. 이는 ‘감사’가 내면의 상태를 넘어 사회적 ‘행위(Action)’임을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격식 있는 자리나 낯선 타인에게는 ‘감사합니다’라고 자주 말하지만, 정말 친밀한 사이거나 눈물겹도록 고마운 순간에는 ‘고맙습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고마워’ 같은 말이 튀어 나오곤 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3. 일상 속의 ‘고맙다’ — 관계의 온도와 언어의 변화

언어학자 브라운과 레빈슨의 정중성 이론에 따르면, 감사 표현은 상대방과의 사회적 거리, 권력 차, 상황의 공식성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어에서 ‘고맙다’와 ‘감사하다’의 쓰임은 이 이론이 한국 문화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준다.

첫째, 친밀한 관계일수록 ‘고맙다’를 사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가족, 절친, 오래 함께한 동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는 주로 ‘고마워’, ‘고맙다’, ‘정말 고마워요’ 같은 표현을 쓴다. 감정의 결이 그대로 드러나며, 상대를 마음 가까이 끌어오는 말이다.

반면 직장 업무, 공식 행사, 공문서, 학교·기관의 안내문 등에서는 여전히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표현이 우세하다. 이때 ‘고맙다’를 쓰면 지나치게 사적이거나 가볍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변화도 있다. 방송 뉴스에서 앵커들이 클로징 멘트에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전 같으면 무조건 ‘감사합니다’가 어울릴 것 같은 자리에서, 고유어 ‘고맙다’가 공식 언어의 마지막 문장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단지 유행이라기보다, 공적 공간에서도 조금 더 따뜻하고 덜 수직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시대적 분위기가 반영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언어는 늘 살아 움직인다.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은 살아남고, 쓰이지 않는 말은 어느새 사어(死語)가 되거나 의미가 희미해진다. ‘고맙다’와 ‘감사하다’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는 한자어 ‘감사’가 더 세련되고 현대적인 표현처럼 여겨지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고유어 ‘고맙다’가 주는 정서적 온기를 다시 돌아보려는 흐름도 함께 존재한다.

요즘 MZ세대의 표현을 보면, 감사의 말도 문장·말보다 이모티콘과 이모지, 줄임말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감사합니다” 대신 “감사해요🙏”, “고마워요!! 😊💛”,

“감사합니당 ㅎㅎ”, “고마워요><” 처럼 텍스트와 표정 그림, 웃음 표시가 섞여 들어온다. 때로는 말조차 생략하고 ‘손 모은 이모티콘, 하트❤, 반짝반짝 표시’만 보내도 “고마워”라는 의미가 충분히 전달된다. 이렇듯 감사의 방식과 형식은 시대에 따라 바뀌지만, ‘고마움’이라는 감정 자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느 말을 쓰느냐를 두고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그 말 속에 어떤 마음을 담느냐일 것이다.

다만, 언어가 곧 문화의 기억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차피 다 통하니까 아무 말이나 쓰면 되지” 하고 넘기기에는 아쉬운 지점도 있다. 고유어 ‘고맙다’가 지닌 신을 대하듯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깊은 공경의 뉘앙스, 그 독특한 정서는 한 번 사라지면 쉽게 복원하기 어려운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무조건 고유어만 써야 한다’는 식의 배타적인 태도보다는, “아름다운 말은, 쓰는 이들의 사랑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정도의 마음으로, ‘고맙다’와 ‘감사하다’를 상황에 맞게 가려 쓰되, 고운 말들은 오래 기억하고 이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4. 세계의 감사 언어 — 문화가 만든 고마움의 색깔

그렇다면, 세계의 언어에서 나타나는 ‘고마움’의 표현은 어떨까?

세계 여러 언어의 감사 표현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각 문화가 ‘관계’와 ‘은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엿볼 수 있다.

먼저, 많이 알려진 몇 언어를 보자.

영어의 ‘Thank you’에서 Thank는 ‘생각하다(think)’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신의 호의를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뜻으로, 서구 문화에서 감사는 이성적인 ‘인지’와 ‘기억’의 영역에서 출발한다. 포르투갈어 Obrigado / Obrigada는 문자 그대로는 “나는 당신에게 묶여 있습니다(의무를 졌습니다)”라는 뜻이다. 상대에게 빚을 진 존재가 되었다는 인식이 들어 있다. 프랑스어 Merci는 라틴어 mercedem에서 왔고, ‘대가, 보수’의 관념이 깔려 있다. ‘은혜에 대한 보답’이라는 교환의 논리가 자리한 표현이다. 스페인어 Gracias는 라틴어 gratia(은혜, 호의)에서 나왔다. 당신의 행동을 “신이 내려준 ‘은총’”으로 보는 기독교 문화의 흔적이 담긴 것이다. 일본어 ありがとう(有難う)는 본래 ‘있기 어렵다(有り難い)’에서 출발한다. “이런 친절은 쉽사리 일어날 수 없는 귀한 일입니다”라는 뜻으로, 희소성과 귀함을 강조한다. 러시아어 Спасибо(스파시바)는 “Спаси Бог(신이 구원하시길)”이 줄어든 말로, “신이 당신을 구원해 주시기를”이라는 축복의 기도가 감사 표현이 된 경우다.

여기에 한국과 지리·문화적으로 가까운 중국어, 그리고 인도에서 널리 쓰이는 힌디어의 표현도 덧붙여 보자.

중국어 谢谢(xièxie)는 ‘謝’라는 글자는 본래 ‘(잘못을) 빌다, 사죄하다’라는 의미를 지녔고, 후에 ‘인사하다, 사례하다’의 의미로 확장되었다. 오늘날의 “谢谢”는 상대의 행위에 대해 몸을 굽혀 예를 표하는 행위의 연장선에 있다. 좀 더 격식을 갖춘 표현으로는 “感谢您(gǎnxiè nín)”이 있는데, 여기에는 “깊이 느끼고(感) 사례한다(谢)”는 의미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인도어에는 대표적으로 धन्यवाद(dhanyavād), शुक्रिया (shukriyā)가 있다. 힌디어에서 가장 표준적인 감사 표현은 “धन्यवाद (단네와드)”인데, 산스크리트계 어휘로 ‘축복, 은혜에 대한 감사’를 뜻한다. 공식적인 자리, 뉴스, 연설, 종교적 맥락에서 자주 사용된다. 일상에서는 아랍어계에서 들어온 “शुक्रिया (슈끄리야)”도 널리 쓰이는데, 이는 본래 ‘감사, 찬미’를 뜻하는 종교적 어휘에서 출발했다. 두 표현 모두 신적·종교적 차원의 축복과 은혜에 대한 자각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렇게 놓고 보면, 각 언어는, 기억하고 생각하는 마음(영어), 빚과 의무의 관계(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은총과 축복의 감각(스페인어, 러시아어, 힌디어), 쉽게 얻을 수 없는 귀함(일본어), 예를 갖추어 몸을 낮추는 태도(중국어)를 통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어의 ‘고맙다’는 어디에 위치할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고맙다’는 신을 대하듯 상대를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 그리고 깊고 진솔한 마음의 결을 느끼는 정서를 담고 있는 표현이다.

‘감사하다’가 예의와 관계의 질서를 정돈하는 한자어라면, ‘고맙다’는 존귀한 존재에 대한 경외와 따뜻한 정서가 겹쳐 있는 고유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각 언어의 ‘감사합니다’는 단순한 번역어가 아니라, 그 사회가 관계, 은혜, 축복, 빚, 귀함을 어떻게 느끼고 표현해 왔는지 보여주는 작은 문화의 창이다.

한국어의 ‘고맙다’는 그 창들 가운데서도 특히 상대를 신령스럽고 귀한 존재로 인정하는 고유한 빛깔을 지닌 표현이다.

한국어의 ‘고맙다’는 깊고 진솔한 마음의 결을 느끼는 정서적 언어이자, 상대를 신처럼 존귀하게 여기는 공경의 언어다.

 

5. 고마움이 만드는 삶 — 관계를 잇는 마음의 실

심리학자 에먼스와 맥컬러의 2003년 연구에 따르면, 감사하는 마음을 일상적으로 기록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경험했다. ‘스트레스 감소, 수면의 질 향상, 인간관계 만족도 증가, 삶의 의미감 향상’이 그것이었다.

한국 사회에서도 누군가 ‘고맙다’고 말해 주는 순간, 사람들은 “내가 헛살지 않았구나”라는 감정을 느낀다. 감사는 내가 누군가에게 건넨 삶의 흔적이 그에게 희망의 으로 남았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는 단순한 물물교환이 아니라, 관계의 도덕적 의무를 확인하는 사회적 결속의 기초”라고 했다.

 

“나는 하루에 한 번은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살아 보려고 해요. 고맙다는 말은, 오늘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증거잖아요.”

— 한 노신사의 인터뷰 중에서

 

고맙다는 말, 서로를 살리는 주문

돌아보면, ‘안녕하다’가 누군가의 평안을 기원하는 말이었다면, ‘고맙다’는 누군가가 내 삶에 남긴 발자국을 인정하는 말이다. 이 작은 말 한마디는 기계적 예의가 아니라, 삶을 서로 붙잡아 주는 마음의 끈이다.

 

‘고맙다’의 어원을 되새겨보자. 이 말은 당신은 나에게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당신을 하느님 대하듯 공경합니다라는 최고의 경의 표현이다. 우리가 무심코 건네는 ‘고맙습니다’ 속에는, 상대를 신처럼 귀하게 여기던 한국인의 오래된 공경 사상이 스며 있다.

우리가 오늘 누군가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사실 그 사람이 내 삶에 베푼 은혜를 깊이 새기고, 그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함께 건네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오늘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게 된다면, 그 인사 속에 담긴 오래된 한국인의 마음, 누군가를 신처럼 존귀하게 여기는 그 깊은 공경의 정서를 잠시 떠올려 보면 어떨까. 그 작은 마음이,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밝혀줄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 학술 논문 및 단행본

천소영(2007), 《우리말의 문화찾기》, 한국문화사.

서정범 지음, 박재양 엮음(2018), 《새국어어원사전》, 보고사.

최태호(2022), 《우리말 어원과 변천》, 문경출판사.

Emmons, R. A., & McCullough, M. E. (2003). “Counting Blessings Versus Burdens: An Experimental Investigation of Gratitude and Subjective Well-Being in Daily Lif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Marcel Mauss (1925), The Gift: The Form and Reason for Exchange in Archaic Societies.

Brown, P., & Levinson, S. C. (1987). Politeness: Some Universals in Language Usa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역사 문헌

《석보상절》(1447), 《소학언해》(1586), 《한중록》(18세기).

조선왕조실록, 태조 4년 7월 10일 기록.

■ 사전 및 자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고맙다’ 및 ‘감사’ 항목.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자료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온라인 자료

이상현(2015), 〈새해부터는 ‘고맙다’와 ‘감사하다’를 가려 쓰자〉,  충청투데이.

김문정(2020), 〈초동여담: ‘고맙다’는 말은 왜 생겼을까〉,  아시아경제.

정연주(2023), 〈고맙다와 감사하다를 똑바로 알자〉,  세종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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